코워킹 스페이스 창업 전 반드시 알아야 할 지역 특성
공간의 성패는 ‘입지’가 아니라 ‘맥락’에서 결정됩니다
많은 분들이 코워킹 스페이스 창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하시는 것은 ‘입지’입니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지, 근처에 대학이 있는지, 상권이 있는지 등
부동산 투자 시 고려하는 기준을 그대로 공간 창업에 적용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코워킹 스페이스는 일반적인 부동산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이 공간은 사람이 머무는 이유와 그 사람의 일상의 흐름을 설계하는 비즈니스입니다.
따라서 이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얼마나 좋은 위치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이 지역과 맞는 흐름인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코워킹 스페이스 창업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지역 특성의 네 가지 비가시적 기준을 실제 사례와 함께 설명드리겠습니다.
다른 블로그나 부동산 자료에서는 다루지 않는
‘체감 기반’의 현실적 분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공간 창업을 고민 중이시라면 반드시 끝까지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생활 흐름’이 공간의 유지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지역 특성은
그 지역의 ‘인구 수’나 ‘유동 인구’가 아니라 ‘생활 동선’입니다.
많은 예비 창업자분들이 지역 상권을 기준으로 입지를 선택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코워킹 스페이스는 소비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머무는 흐름을 가진 사람들의 동선에 놓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이 낮 시간대에 사람들로 북적이더라도
그 사람들이 대부분 '단순 통과형'이라면 머무르지 않습니다.
반면, 동네 주민들이 자주 왕래하는 학교 앞 골목이나 주민센터 근처는
인구는 적지만 ‘머무는 시간’이 있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지역입니다.
제가 실제로 컨설팅했던 전북 익산의 한 사례에서는
예비 창업자가 버스터미널 인근 상가에 공간을 계약하려 했습니다.
유동 인구가 하루 3천 명 이상이었고, 카페와 음식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현장 조사를 해보니, 해당 지역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지나는 사람’이지 ‘머무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입지 조건은 좋았지만, 하루 평균 체류 시간이 20분 미만으로
코워킹 스페이스와는 맞지 않는 지역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창업 전에는 다음을 체크하셔야 합니다:
이 지역에서 사람들이 하루 몇 시간 머무르는가
사람들이 일정한 시간대에 규칙적으로 오가는가
장소 주변에서 ‘일’을 하려는 목적을 가진 흐름이 있는가
코워킹 스페이스는 체류형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이 지역에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어떻게 머무는지’를 먼저 알아보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첫 번째 지역 분석 전략입니다.
지역의 ‘사회적 거리감’이 커뮤니티 형성을 좌우합니다
두 번째로 반드시 고려하셔야 할 요소는
그 지역 주민들의 사회적 거리감입니다.
이건 단순히 친절하냐, 냉정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인과의 관계 형성 속도’, ‘타인과의 접촉에 대한 기대치’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코워킹 스페이스 자문을 진행했던 충남 부여의 한 마을에서는
공간이 생긴 후 6개월 동안 단 한 명의 지역 주민도 입주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공간이 나쁘거나 운영이 미숙해서가 아니라,
그 지역은 전통적으로 ‘관계 형성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특성’을 가진 커뮤니티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강원도 홍천의 경우에는
개장 2주 만에 동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간식을 들고 방문하기 시작했고,
입주자 수보다 ‘함께 어울리는 사람 수’가 더 많아졌습니다.
이 차이를 만든 것은 단순한 지역 차이가 아닙니다.
바로 사회적 개방성과 주민 커뮤니케이션의 속도 차이입니다.
이를 체크하기 위해 예비 창업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창업하려는 지역의 주민 참여형 행사 참여율은 얼마나 되는가
지역 내 자원봉사 네트워크나 청년센터의 실제 활동 규모
외지인이 운영 중인 가게가 있다면, 그들의 지역 적응 속도
이 데이터를 조사하면내가 만든 코워킹 스페이스가 얼마나 빠르게 지역 안으로 스며들 수 있는지
예측이 가능합니다.
공간의 성공은 물리적 구조보다, 사회적 친밀감 형성 속도에 더 크게 좌우됩니다.
주거+일 이 가능한 구조인지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코워킹 스페이스를 창업한다는 건
‘일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지만,
실제 성공하는 공간의 대부분은 ‘살면서 일하는 흐름’까지 제공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일과 거주가 분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소도시나 지방에서는 리모트 워커, 창작자, 프리랜서들이
‘장기간 머물며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합니다.
따라서 창업 전 반드시 검토해야 할 지역 특성은
그 지역에 장기 체류가 가능한 주거 공간이 충분한가입니다.
혹은 내가 만든 공간에 소형 숙박 기능(셰어룸, 게스트룸 등)을 탑재할 수 있는가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경남 고성의 한 코워킹 스페이스는
지자체 지원으로 창업했지만,
근처에 단기 임대 가능한 주거 시설이 없어서
리모트 워커들이 머무르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제주 구좌읍의 한 코워킹 스페이스는
1층은 작업 공간, 2층은 간이 숙소로 운영하면서
3개월 이상 머무는 창작자들이 많아졌고,
공간의 커뮤니티도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코워킹 스페이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하는 흐름과 사는 흐름이 동시에 작동할 수 있는 지역 조건을 갖춘 곳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전략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 키맨(Keyman)’과 연결될 가능성을 먼저 따져보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꼭 말씀드리고 싶은 요소는
지역의 ‘키맨’, 즉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는 사람과의 접점 가능성입니다.
코워킹 스페이스는 혼자서 운영해서는 오래 버틸 수 없습니다.
특히 지방에서는 공간 외부와의 연결망이 활성화되어야
이용률, 행사, 마케팅, 행정 협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사례는 충북 제천의 한 운영자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공간을 열기 전, 6개월간 제천 청년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지역 활동가와 관계를 쌓았고,
그 결과 오픈 첫 달부터 제천시 지원 공모 사업, 문화재단 협업 행사,
지역 작가들과의 공동 프로젝트 등으로 공간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아무런 지역 기반 없이
단순히 외부 자본으로 공간을 오픈한 한 사례는
초기 반짝 관심 이후 지역과의 단절로 운영이 빠르게 무너졌습니다.
창업 전에 반드시 점검하셔야 할 것은:
이 지역에서 이미 활동 중인 로컬 기획자, 활동가, 디자이너, 문화운영자가 있는가?
그들과 접점을 만들기 위해 어떤 루트(공공기관, 동아리, 봉사단체 등)를 활용할 수 있는가?
그들과 ‘협업’할 수 있는 주제나 포인트는 무엇인가?
공간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에너지’로 유지됩니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혼자서가 아니라,
지역 안의 연결고리를 통해 증폭됩니다.
이 ‘네트워크 가능성’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마지막이자 결정적인 지역 분석 전략입니다.
공간 창업은 입지보다 ‘맥락 분석’이 먼저입니다
코워킹 스페이스 창업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좋은 위치, 넓은 면적, 인테리어 트렌드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 공간이 들어설 ‘지역의 감도와 흐름’입니다.
이 글에서 말씀드린 4가지 지역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생활 동선이 있는가 → 사람이 머무는 흐름
- 사회적 거리감은 어떤가 → 지역과의 관계 형성 속도
- 주거 연계가 가능한가 → 일과 삶의 연결 구조
- 키맨과의 접점이 있는가 → 지역 네트워크 기반 확보
이 4가지를 기준으로 지역을 조사하고,
그 지역과 진짜 맞닿을 수 있는지 판단해보신다면
단기 유행이 아닌, 장기 운영 가능한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공간은 건축물이 아니라, 사람과 관계가 흐르는 생태계입니다.
그 생태계를 읽고 들어가는 창업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로컬 코워킹 스페이스의 출발점입니다.